2017 애틀랜타 밀알 사랑의 교실 자원봉사자 교육모임에 다녀와서....

Author
milal
Date
2017-02-13 11:21
Views
90
2017 애틀랜타 밀알 사랑의 교실 자원봉사자 교육모임에 다녀와서....


권창규(애틀랜타 밀알선교단 단원)

2015년 8월 조지아대학교 (University of Georgia)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그해 말 처음 애틀랜타 밀알과 인연을 맺은 지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밀알을 방문하는 날은 학업과 진로의 스트레스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단순히 학교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모두 그렇게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를 기분 좋은 설렘으로 행복하게 하는 밀알의 비밀은 바로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에 있다. 언제나 넉넉한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시는 최재휴 목사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의 소유자 하현지 간사님, 잘 생긴 얼굴에 근육과 매너까지 겸비한 제임스 형, 그리고 무엇보다도 항상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나를 웃음짓게 하는 사랑의 교실 친구들까지.

나는 밀알에 가면 ‘아,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마음이 정말 푸근해진다. 특히 점심을 먹고 사랑의 교실 친구들이 음악에 맞춰 큰 소리로 찬양을 따라 부르면서 신나게 춤을 출 때는 (물론 가끔 정신이 없어지기도 하지만) 그 모습만 보고 있어도 내 모든 근심 걱정과 마음 속의 어두운 생각들이 말끔하게 사라진다. 우리가 매일의 일상을 이러한 해맑고 순수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천국도 결코 저 멀리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두 발 딛고 숨 쉬고 있는 이 순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 1월 14일은 사랑의 교실 자원봉사자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친구들은 매주 토요일 10시 30분부터 3시까지 열리는 사랑의 교실에 나와 장애인 참가자 친구들과 함께 예배와 성경 공부, 다양한 놀이 활동 등을 한다. 고등학교 때 시각장애를 가지게 된 나는 장애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많지 않은 자원봉사자 친구들에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원봉사에 임해야 하는지, 장애인 친구들을 대할 때 유의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해 주기 위해 모임에 참석했다. 나는 과거 내가 자원봉사를 받았을 때, 그리고 대학 시절 비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렸을 때 느꼈던 감정, 생각 등을 바탕으로 장애를 가진 한 당사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점점 더 느끼는 것이지만 누군가의 앞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내가 항상 경계하는 부분은 내 이야기가 일반화되어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것, 그래서 그 결과 듣는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가 옳으니 이것대로 경험하지 않거나 적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것이다’ 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가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어 본의 아니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반감을 불러 일으킨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대학 시절 그러한 경험을 몇 번 하고 난 이후로 더욱 조심스러운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내가 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 가운데 간단하게 나누고 싶은 것은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대할 때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한다던가 친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정말 나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불편하거나 조심스러워 과도한 친절 혹은 가식으로 나를 대하고 있는 것인지 금방 눈치챌 수 있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진실성 (authenticity)가 부재한 관계는 피상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고, 이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깊이 있는 관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것은 비단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되는 것이다. 결국 장애인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서 특별히 무엇인가를 더 잘 해 주어야 한다는 태도보다는 정말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자세야말로 모두에게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장애를 가진 당사자로서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얻은 경험이 아닌 나의 산 경험을 통해 주변 사람들이, 사회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고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감사하고 신나는 일이다. 이러한 의미있는 시간과 기회를 허락해 주신 애틀랜타 밀알에 감사드리며 2017년에도 사랑의 교실에 하나님 은혜가 가득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