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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스톤마운틴 등반

밀알과 함께한 신년등반

권창규 형제(아틀란타 밀알선교단)

새해의 첫날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와 희망, 설렘으로 다가온다. 나에게 2016년 1월 1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캘리포니아에서의 정들었던, 그리고 익숙해졌던 2년 간의 석사과정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땅 조지아로 온 지도 어느덧 6개월. 그 동안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새로운 학교와 교회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이제 2016년은 나에게 있어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을 마치고, 내가 하고 싶었던 연구들을 본격적으로 구체화하여 실행에 옮겨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또한 2015년 말에는 항상 기회가 되면 한 번 방문하고 싶었던 애틀란타 밀알을 방문하여 최재휴 단장님과 하현지 간사님을 포함한 여러 밀알 식구들을 알게 되었으며, 따라서 새해 첫날 이들과 애틀란타의 명소 중 하나인 스톤마운틴을 함께 등반하기로 한 일은 여러 모로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 때는 새해 아침에 항상 해맞이를 위해 집 근처 산에 오르곤 했는데, 미국에 온 뒤로는 혼자 살다보니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새해 첫날에 스톤마운틴에 간다고 했을 때 나는 매우 큰 기대가 되었다.

스톤마운틴은 애틀란타 다운타운에서 동쪽으로 약 25km 떨어진 세계 최대의 화강암산이다. 높이는 약 250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이 크기의 산이 모두 돌로 이루어졌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공원에 케이블카가 있어서 정상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었지만 직접 산도 느껴볼 겸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10년 전 시각장애를 갖게 된 이후로는 주변 풍경을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여행을 가면 힘들더라도 꼭 그 장소를 잘 느끼고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습관이 생겼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갔을 때도, 페루의 마추피추에 갔을 때도 나는 그곳을 모두 직접 걸어 올라갔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상까지 30-40분 정도 걸어 올라가는 일이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가끔 돌바닥이 매우 경사가 심하고 불규칙한 경우도 있었지만 함께 걸어 올라간 지성이 형 덕분에 나는 무사히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정상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산봉우리가 뾰족한 모양이 아니라 상당히 넓고 평평한 모양이었다. 정상에 다다르자 올라오는 동안 이마에 송글송글 맺혔던 땀방울들이 이내 시원한 조지아의 겨울 바람에 말라버렸다. 함께 기도하고 사진도 찍으며 우리 모두는 2016년 새해 첫날의 즐거운 기억을 각자의 마음 속에 새겨놓았다.

돌아와서는 따뜻하게 준비되어 있는 떡만두국을 먹으며 함께 했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내가 밀알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잘 몰랐는데 장애를 가진 당사자 친구들 뿐만 아니라 그 가족분들도 많이 오셨다. 아무리 장애인이 살기 좋은 미국이라 해도 장애를 가진 사람과 그 가족들이 지고 가야 하는 사회경제적 부담은 이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리라. 오히려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는 이민생활의 현실에서 장애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때로는 체류 신분의 문제로 장애와 관련된 정부의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들과 그 가족 역시 존재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에서 밀알이 펼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은 이들에게 매우 큰 힘이 되고 있으며, 나는 나 역시 장애를 가진 한 사람으로서 때로는 밀알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작게나마 내가 교육을 통해 배우고 봉사를 통해 받은 것들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지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새해 첫날 스톤마운틴 행사를 준비해 주신 애틀란타 밀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올 한해도 모든 밀알 식구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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